사스케는 모퉁이 너머로 빠르게 사라져버리는 분홍빛을 아무 말 없이 쳐다만 보고 있었다.
또였다. 요 며칠 새에 사쿠라는 명백히 사스케를 피하고 있었다.
걸어가다 멀리서 사스케가 보이면 그대로 되돌아가기를 반복하는 사쿠라의 모습에 사스케가 먼저 그녀에게 다가가 인사도 해보았지만 나쁜 짓을 하다 걸린 아이처럼 손만 꼼지락거리다 바쁜 일이 있다며 빠져나가기 일쑤였다. 맨날 사쿠라가 자기 뒤를 졸졸 쫓아다니거나 자기를 발견하면 주인을 발견한 강아지마냥 도도도 달려오는 모습만 봐 온 사스케에겐 꽤 충격적인 일이었다더라.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주일씩이나 자신을 피하는 사쿠라의 모습이라니!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이미 사스케의 마음은 상처받을 대로 상처받아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오늘에야말로 자신을 피하는 이유를 알아내야겠다고 생각한 사스케가 사쿠라가 일하는 병원에 찾아오게 된 것이다. 비록 동료와 대화하며 모퉁이를 돌아 나오던 사쿠라는 사스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빠른 속도로 도망가 버려 말조차 걸지 못했지만 말이다.
사스케의 표정은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미묘하게 축 쳐진 듯한 어깨가 사스케의 기분을 대신 표현해주고 있었다.
"어라, 사스케?"
사스케는 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했다. 나루토가 멀리서 팔을 높이 들고 휘휘 저으며 사스케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사스케의 바로 옆까지 다가와 사스케가 맞다는 것을 확인한 나루토는 사스케가 왜 여기 있는지 고민하며 턱을 쓰다듬었다. 이내 해답을 찾았는지 능글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사스케를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며 입을 열었다.
"호옥시~"
일부러 말을 늘어뜨리는 모양새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들어는보자라는 마음으로 사스케는 나루토를 쳐다봤다. 그러자 나루토는 손가락으로 사스케를 척하니 가리키며 병원 복도에 쩌렁쩌렁 울리도록 소리쳤다.
"위기감이라도 느껴서 사쿠라 데리러 온 거냐!!? 이열~ 사스케! 많이 발전했다니깐!"
나루토는 자연스럽게 사스케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우리 사스케가 이제 다 컸다는 둥 남자가 되었다는 둥의 소리들을 널브러뜨려 놓았다.
안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았던 사스케는 나루토의 말에 점점 기분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기분이 나빠지다 못해 주위에 검은 오오라를 발산하기 시작한 사스케는 가라앉은 기분보다 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손 떼, 천둥벌거숭이. 그리고 그런 기분 나쁜 말투는 집어치워."
사스케의 신경질적인 말투에 나루토는 슬그머니 눈치를 보곤 실실 웃으며 사스케에게서 손을 뗐다. 그런 나루토를 노려보던 사스케는 방금 들었던 말에서 이상한 단어가 껴있었단 사실을 눈치 챘다.
"...그런데, 위기감이라니?"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사스케의 말에 나루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사스케를 쳐다보았다.
" 에-? 몰랐냐니깐? 그러니까 며칠 전……."
진료실 앞에서 무슨 일이라도 났는지 의사, 환자, 간호사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진료실 앞에 모여 있었다. 그들의 관심의 중심에 서있는 것은 의사 가운을 입은 분홍색 머리의 여자와 환자복을 입은 짙은 갈색 머리의 남자였다. 환자복을 입은 남성은 분홍색 머리의 여성 앞에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붉은 장미와 흰 안개꽃이 멋들어지게 포장되어있는 꽃다발을 내밀고 있었다.
"저....사쿠라씨."
남자의 긴장된 목소리가 주위의 사람들도 긴장되게 만들었다. 그 장면을 보고 있는 몇몇은 애가 타는 듯 꿀꺽 침을 삼켰다. 남자의 앞에 서있는 사쿠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듯 투명한 녹빛 눈을 굴렸다.
"저와! 교제해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뒤이어 터져 나온 남자의 폭탄 발언에 일순간 사람들이 소란에 휩싸였다. 사쿠라씨는 사스케씨와 사귀고 있는 거 아니냐는 물음과 사귀는 건 아니라던데? 라는 대답, 그러면 썸만 탄건가?와 같은 이야기들이 대다수였다. 그 소란 속에서 벙어리라도 된 듯 사쿠라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사슴처럼 커진 눈망울로 눈앞의 남자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사...사쿠라씨를 보는 순간 첫눈에 반했습니다! 게다가 환자를 대하는 사려 깊은 모습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목소리는 떨리고 있지만 진중하게 이어가는 말에 어느새 소란은 가라앉고 한 남자의 고백만이 병원을 가득 채워나갔다.
"사스케씨와는 연인 사이인 게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사쿠라씨가 오랜 시간 사스케씨를 좋아했다는 것도 압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사쿠라씨가 제게 반하도록 할 테니까요. 저와 사귀어주신다면! 사스케씨처럼 사쿠라씨를 혼자 내버려두진 않겠습니다! 외롭지 않게 항상 옆에 있어드리겠습니다! 꼭. 꼭!! 행복하게 해드리겠습니다!!"
남자의 선언이 끝나자 주위 사람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개중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 우리 의사쌤은 좀 행복해져야해"! 라며 공감을 표하는 자도 있었다. 그런 것들이 하나도 들리지 않는 듯 얼어있는 사쿠라를 보며 남자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사쿠라의 손에 꽃다발을 쥐어주며 말했다.
"대답은 나중에 해주셔도 됩니다. 아직 절 잘 모르실테니까요. 먼저 절 알아가는 것부터 할까요?"
"-그렇게 되어서 병원, 아니 마을 전체가 한번 뒤집어졌다니깐. 그러고 나서 그 사람은 매일 사쿠라를 만나러 오고 야근할 때는 같이 기다려줬다가 집까지 데려다주는 등 매우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고 있다니깐! 근데...진짜 몰랐던-"
"너도 쓸모가 있을 때가 있긴 하구나, 나루토. 나중에 보자."
상황을 설명하다 덩달아 흥분한 나루토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그런 나루토의 말을 잠잠히 듣고 있던 사스케는 이야기가 끝나자 나루토의 말을 끊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어느덧 하늘엔 어슴푸르한 어둠이 깔리고 병실의 불은 하나 둘 꺼져갔다. 병원 정문 앞의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을 발견한 사스케는 그곳을 향해 걸어갔다.
"네가, 사쿠라에게 고백했다는 사람인가."
"그러는 당신은 누구기에 초면부터 반말......."
눈앞의 사내는 척봐도 나뭇잎마을의 사람은 아니었다. 하긴, 나뭇잎의 사람이 목숨이 아까운줄 모르고 미쳤다고 사쿠라에게 접근할까 라고 생각하며 사스케는 입 꼬리 한쪽을 끌어올렸다. 말을 걸자 짜증난 듯한 목소리로 대꾸하던 사내는 사스케의 흉흉한 눈빛에 눌려 말끝을 흐렸다.
"...맞습니다만. 그쪽이 사스케씨인가요."
한 눈에 사스케를 알아본 듯 사내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사스케를 노려봤다. 사스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사쿠라에게서 떨어져. 사쿠라는 너따위에겐 전혀 관심이 없을 테니까."
"그건 사쿠라씨가 선택할 문제 아닌가요? 사스케씨인지 저인지 말이죠!"
사스케의 말에 발끈한 사내는 냅다 소리를 내질렀다. 그 덕에 사스케가 뿜어내는 오오라가 좀 더 흉흉해졌지만 이번엔 사내도 밀리지 않겠다는 듯 사스케를 똑바로 노려봤다.
"그럼 때마침 나오는 것 같은데 물어볼까?"
두 사람의 시선이 멀리서 걸어오고 있는 한 여인을 향했다. 두 사람은 같은 사람을 다른 호칭으로 동시에 불렀다.
"사쿠라."
"사쿠라씨."
막 일을 정리하고 나온 사쿠라는 상황이 정리되지 않는 듯 눈을 깜빡였다. 요 며칠 새 사내가 자신을 계속 기다렸으니 한명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한명은 왜 여기 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심지어 두 사람이 왜 같이 있는지는 더더욱 알 수 없었다. 이러저런 생각에 잠겨 눈만 데구륵 굴리는 사쿠라를 현실로 끌어낸 것은 사내의 다급한 목소리였다.
"어느 쪽 인가요, 사쿠라씨!"
"네?"
무언가 설명이 빠진 듯 한 사내의 물음에 사쿠라는 당황스럽단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사쿠라는 이 둘과 함께 있는 이 상황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고, 사내가 묻는 질문 또한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무엇이 어느 쪽이냐는 걸까?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사쿠라의 표정에 사스케는 옅은 한숨을 내쉬며 차근차근 되물었다.
"이 자와, 나. 어느 쪽이 좋냐고 묻는 거다."
사스케로서는 드물게 또박 또박 설명해주었음에도 사쿠라는 그 질문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너무 순식간에 많은 상황이 몰아치니 머리에 과부하가 걸린 것 같았다. 눈앞에서 질투에 찬 얼굴로 어느 쪽이 좋냐고 물은 저 사람이 정말 사스케군이 맞는 걸까? 대답을 기다리는 두 사람을 앞에 둔 채 사쿠라는 혼란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다.
"사쿠라씨! 이런 사람보다는 제 쪽이-"
사내가 사쿠라에게 말을 거는 순간, 사스케는 사쿠라의 팔을 잡고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사내의 다급한 외침은 사스케의 행동에 의해 사쿠라에게 닿지 못하고 공기 중에 흩어졌다. 별다른 저항 없이 끌려온 사쿠라를 보며 사스케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벙찐 채 서있는 사내를 쳐다봤다. 먹이를 차지한 맹수가 지을 것만 같은 미소였다. 입가엔 만족스러움이 흘러나왔지만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만큼은 살기에 가까운 적의를 띄고 있었기에 사내는 몸을 흠칫 떨었다.
사스케는 허리를 숙여 사쿠라와 눈높이를 맞췄다. 사쿠라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다 사쿠라의 몸을 좀 더 잡아당겨 끌어안고는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나를 선택해, 사쿠라."
귓가에 느껴지는 뜨거운 입김과 함께 들어온 열기가 넘실대는 말에 사쿠라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갔다.
"사쿠라, 좋아해. 불안했던 거라면 얼마든지 말해 줄테니까. 나를 선택해."
사스케의 말에 사쿠라는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하는 느낌이 들었다. 옆에서 자신을 열렬히 쳐다보는 눈빛이 하얀 머릿속을 분홍빛으로 물들여가는 것만 같았다. 옆에서 계속 좋아한다고 속삭이는 사스케의 목소리에, 분홍빛을 넘어서 붉게 물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사쿠라는 아찔해지는 의식을 간신히 붙잡으며 입을 열었다.
"사..사스케군. 일단 잠깐만 놔 주면.."
"싫다면?"
사스케가 단칼에 거절할 줄 몰랐던 사쿠라는 당황해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말했다.
"그그...저쪽분께 해야되는 말이 있어서..."
"그냥 이대로 하지?"
사스케는 사쿠라를 안은 팔을 살짝 풀어 사쿠라가 사내를 볼 수 있도록 뒤를 돌게 한 후 사쿠라를 안았다. 사스케는 사쿠라에게 백허그를 한 채로 사쿠라의 목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 채로 살짝 고개를 들어 사내를 향해 적의를 담은 눈빛을 쏘아주는걸 잊지 않은채 말이다. 그런 사스케의 행동에 사쿠라는 살짝 뻣뻣이 몸을 굳혔다가 떨리는 속을 진정시키며 사내를 향해 말했다.
"저..죄송합니다. 보다시피.. 저는 역시 사스케군이 좋네요. 정말로 죄송합니다."
살짝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사쿠라를 보며 사내는 주먹을 주억거리다 이내 손을 툭 떨구며 말했다.
"사쿠라씨가 행복하다면...어쩔 수 없죠."
약간 물기가 어린 목소리에 사쿠라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사내는 사쿠라를 안고있는 사스케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사스케씨. 사쿠라씨를..행복하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부디, 너무 외롭게 만들진 말아주세요. 그럼 전 이만.."
사쿠라는 힘없이 멀어지는 사내를 쳐다보았다. 그런 사쿠라의 시선을 느꼈는지 사쿠라를 안는 사스케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그런 사스케의 행동에 사쿠라는 시선을 내려 자신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있는 사스케를 쳐다봤다.
"사스케군, 아까..그거.. 진짜야?"
"내가 그런걸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처럼 보이나?"
"그건 아니지만..사스케군에게 그런 말을 듣는건 처음이라서.."
사쿠라의 얼굴은 붉다 못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분명 지금 얼굴은 엄청 꼴사나울꺼라고 생각하며 사쿠라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런 사쿠라의 마음을 알았는지 사스케는 사쿠라의 어깨에서 고개를 떼고 그녀의 머리에 턱을 갖다대며 사쿠라를 완전히 품에 가뒀다.
두근두근, 머리까지 울려 퍼지는 자신의 심장 뛰는 소리에 사쿠라는 이 소리가 사스케에게까지 들리면 어떻게 하지라며 고민했다. 사스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줄은 꿈에도 모른채 말이다. 한참을 그렇게 사쿠라를 안고 있던 사스케는 뭔가 생각 난듯 입을 열었다.
"사쿠라. 요 며칠사이에 왜 날 피해 다닌거지?"
그 말에 사쿠라의 몸이 한번 크게 요동쳤다.
"그..눈치 챘었어?"
"눈치 못 채는 쪽이 바보라고 생각한다만."
"그건.."
좀처럼 입을 떼지 못하는 사쿠라를 사스케는 끈기 있게 기다렸다. 한참 입술을 달싹이던 사쿠라는 말할 용기가 났는지 입을 열었다.
"그..아까 그 사람이 고백한건 온 마을 사람들이 다 아는데... 사스케군은 아무렇지도 않아보여서... 그냥 그.. 음.. 사스케군은 내가 누구에게 고백 받아도 신경쓰이지 않는구나 싶어서 조금 슬퍼져서.."
점점 작아지는 사쿠라의 목소리에 사스케는 힘주어 사쿠라를 안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일단 말해두자면, 난 네가 고백 받았다는 사실을 오늘에야 알았다."
"에? 정말로?"
"그래.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더군..."
그렇게 말하며 사스케는 나중에 자신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은 동료들에게 꼭 화를 내리라 생각했다. 사스케의 말에 사쿠라의 기분이 나아졌는지 사쿠라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리고 말이지.."
사스케는 부끄러워서 하고 싶지 않았던 말이지만, 지금이라면 말해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말했다.
"네가 고백 받았다는데 신경 쓰이지 않을리가 없지 않나. 지금도, 이렇게 달려왔는데."
그 말에 사쿠라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났다. 사쿠라는 사스케의 팔을 살짝 들어 뗀 다음 몸을 사스케쪽으로 돌려 사스케를 안았다.
"고마워, 사스케군. 정말로 좋아해!"
그런 사쿠라를 흐뭇하게 바라보던 사스케는 옅게 웃으며 사쿠라를 끌어안았다.
"나도 너를 좋아한다."
그 말을 끝으로 살짝 들려진 사쿠라의 뒤꿈치와 살짝 숙여진 사스케의 고개.
두 사람은 오늘부터 정식으로 교제를 시작했다.
---------------------------------------------------------------------------
기운이 딸려서 좀 급전개입니다...ㅋㅋㅋㅋㅋ
그 사스케의 나를 선택해 라는 대사!! 후르츠 바스켓에서 토오루 아빠가 엄마한테 고백할때 사용하는건데 너무 멋있어서 차용해왔어요ㅋㅋㅋㅋ 질투하는 사스케가 보고싶었습니다
뭔가 이케 귀여운 사스사쿠는 첨 써보는것같네요ㅋㅋㅋ
'소설 > 나루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스사쿠] 그대의 봄 下 (1) | 2016.05.15 |
---|---|
[사스사쿠] 그대의 봄 上 (2) | 2016.04.18 |
[사스사쿠/사샄네 가족] 당신의 생일을 준비하며 (0) | 2016.03.28 |
[사스사쿠] 동백 (1) | 2016.01.29 |
[사스사쿠] #1rt당_스토리를_이어간다 (0) | 2016.0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