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틀어놓고 감상해주시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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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上편입니다. 다음편은 나중에 올라옵니다.
* 원작파괴 주의! 전에 트위터에서 아델리아님과 풀었던 썰을 소재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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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새로운 생명이 자리 잡았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가장 먼저 마음속에서 피어난 감정은 기쁨이나 설렘 같은 따스한 것들이 아니었다. 당혹감과 걱정으로 점철 된 두려움이 내 마음을 시커멓게 죽 내리그었다. 너의 옆에 있어도 된다는 허락을 얻어내긴 했지만 아직 네가 날 완전히 받아들인 것이 아니란걸 알기에 이 일로 인해 네가 더 이상 날 네 옆에 두지 않을까 두려웠다. 넌 물 위에 비친 달과 같아서 눈앞에 있지만 손을 뻗어도 잡히진 않던 사람이라 물 위로 던져진 새로운 생명이라는 돌로 인해 파문을 일며 부스러질까 무서웠다. 내 안의 이 생명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지금의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았기에 없애버릴까 라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내가 없애면 아무런 저항 없이 사라져버릴 생명체이지만. 이 생명은 내 아이였다.
그냥 단순히 하나의 생명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 아이였다. 내 아이라고 인식한 그 순간부터 난 이 아이를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버릴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하더라도 너에게 이 사실을 전할 용기는 여전히 나질 않아 내 속에만 몰래 숨겨두기로 했다. 한동안은 이 아이가 내 안에 자리 잡았다는 것이 티 나진 않을 테니까. 조금만, 조금만이라도 더 너의 곁에 있고 싶었으니까. 숨길 수 있을 때까지만 버티고 너의 곁에 있다 더 이상 숨기기 어려워졌을 때, 그 때 너의 곁을 떠나리라 다짐하며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어보였다. 네가 아무 것도 눈치 채지 못하도록 평소와 똑같이 활기차게 너에게 인사하고 먼저 앞으로 걸어나 가버리는 너에게 달려가 팔짱을 끼고 네 옆에 앉아 반짝이는 밤하늘을 감상했다. 위태롭던 평화는 자신의 존재를 아빠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아이의 마음에 의해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웁!”
평소와 같이 마주앉아 저녁식사를 하던 중 사쿠라는 밀려오는 토기를 견뎌내지 못하고 근처 풀숲으로 달려갔다. 예상치 못한 사쿠라의 행동을 멍하니 보고 있던 사스케는 곧 정신을 차리고 사쿠라를 쫓아갔다. 어떤 나무 근처에 앉아 토악질을 해대는 사쿠라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다가가던 사스케는 그녀의 외침에 발걸음을 멈췄다.
“오지마!”
날카롭게 울려 퍼지는 소리에 사스케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있었다. 처음으로 저를 밀어내는 사쿠라의 모습이 낯설었다. 지금까지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을 붙잡은 손을 놓지 않던 사쿠라가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저러는 걸까. 이러저런 의문들이 마음속에 피어났지만 일단은 사쿠라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했다.
“사쿠라.”
한참을 제자리에 서 고민하던 사스케는 사쿠라를 부르며 천천히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내가 믿음직스럽지 않다는 것은 나도 잘 안다. 난 항상 내 고민에 치여 너를 내버려뒀으니 네가 날 의지하지 않으려 하는 것도 이해한다. 그치만 우린 이제 부부이지 않는가?“
나무 앞에 쪼그려 앉아있는 사쿠라 옆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은 사스케는 손으로 사쿠라의 등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다정하게 쓸어주는 사스케의 손짓에 사쿠라의 속이 좀 진정된 듯 계속되던 토악질이 사그라들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사쿠라와 시선을 맞추기 위해 고개를 살짝 비스듬히 내렸다.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가까운 관계이다. 넌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너는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다. 제일 믿고 있는 사람이다. 가장 의지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나도 너에게 의지가 되고 싶다. 요즘 좀 이상해보여 물어볼까 했지만 너무 위태로워 보여 아무것도 묻지 않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 사쿠라. 무슨 일인지 내게 말해줄 순 없나?”
다정하지만 미세하게 떨리고 있는 목소리가 사쿠라를 끌어안았다. 예상치 못한 사스케의 말에 사쿠라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예상보다 사스케는 훨씬 더 자신을 생각해주고 있었다. 딱 한마디면 전할 수 있는데 그 한마디를 꺼내는 것이 너무나 힘겨워 사쿠라는 입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다. 목에 투명한 막이 씌워져있기라도 한 듯 마음속을 맴도는 그 말 한마디가 입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사스케는 조용히 흘러내리는 사쿠라의 눈물을 닦아주곤 사쿠라의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 고개를 들어 사스케를 쳐다보도록 만들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검은 눈동자와 투명하게 비치는 녹색 눈동자가 마주치는 순간 마법이라도 걸린 듯 나오지 못하고 있던 그 말이 사쿠라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아기가...생겼어..”
사쿠라는 차마 사스케의 표정을 볼 용기가 들지 않아 질끈 눈을 감아버렸다. 둘 사이엔 침묵만이 맴돌았다. 사쿠라의 볼에 올려져있는 사스케의 손에서는 조금의 떨림도 없었다. 한참이 지나도 사스케가 아무런 말이 없자 사쿠라는 살짝 실눈을 떠 사스케를 쳐다보았다. 사쿠라의 예상과 달리 사스케의 눈에는 당황이라던가 거부감이라던가 하는 그 어떤 것도 서려있지 않았다. 그저 사스케의 눈가에 눈물만이 맺혀있을 뿐이었다. 상상하지도 못한 그의 눈물에 사쿠라의 눈이 번쩍 뜨였다. 몇 번이나 사스케의 이름을 불렀지만 그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사쿠라는 이를 어쩌지라고 생각하며 허둥대다 사스케를 와락 끌어안았다.
“저..사스케군..그..싫으면...”
“사쿠라. 고마워.”
사스케는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사쿠라를 끌어당겨 자신의 품안에 완전히 가뒀다. 사쿠라는 고맙다는 사스케의 말이 무엇에 대한건지 알아내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싫어할 리가 없지 않은가.”
“....!”
단호한 그의 목소리에 사쿠라는 그의 옷가지를 쥐어 잡았다. 사쿠라를 감싸고 있는 그의 몸은 따뜻했다. 아무 말 없이 사스케를 끌어안고 있던 그녀는 울먹였다.
“그러면...나 계속 사스케군의 옆에 있어도 괜찮아? 방해...되지 않아..?”
“나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아도 괜찮다. 당연히 옆에 있어도 된다, 사쿠라. 그리고 네가 내게 방해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사쿠라의 물음에 사스케는 사쿠라를 좀 더 힘주어 안으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그에 사쿠라의 속에 지금까지 막아두었던 설움이 터져 나왔다.
“무...무서웠어. 사스케군이, 사스케군이 아이 같은 건 필요 없다고 할까봐. 방해된다고 할까봐.”
“그렇지 않다, 사쿠라. 매우, 정말로 매우 기뻐, 사쿠라. 고맙다.”
“정말..정말로?”
“응. 정말로. 너만 괜찮다면 낳아주지 않겠나? 우리 둘의 아이.”
“응..응.”
“고맙다, 정말로. 고마워, 사쿠라. 이런 행복을 느끼게 해줘서 고마워, 사쿠라. 앞으로 내가 더 노력 할 테니 우리 아이, 둘이서 함께 잘 키우자.”
사스케는 계속 훌쩍이는 사쿠라를 끌어안으며 조곤조곤 따스한 말들을 속삭였다. 사쿠라는 눈물을 멈추려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내뱉었다를 반복했지만 사스케가 우리 아이라고 말할 때마다 눈물이 터져 나오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그가 둘을 묶어 우리라고 불러주는 것이 행복했다. 우리 둘의 아이로 인해 행복하다고 말해주는 것이 행복했다. 우리 둘의 아이를 행복하게 받아들여 주는 것이 그와 나 사이의 사랑을 인정해주는 것 같아 행복했다. 결혼을 했지만 여전히 일방통행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나의 사랑이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행복했다. 오히려 고마운 쪽은 내 쪽이었다.
“응...사스케군..나도 고마워. 우리 아이. 같이 잘 키우자.”
사스케의 품에서 빠져나온 사쿠라는 발갛게 부운 눈과는 상방되는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모습에 사스케는 살짝 입가를 끌어올리며 사쿠라에게 입을 맞췄다.
한번에 올리려했는데 흑흑ㅠㅠ다음편..빨리 쓸수있길 빌어주세요..
그리고 이번엔 대사부분 다 한줄 띄어서 써봤는데 어떤게 읽기 편한가요?? 전에 글들은 대사부분 다 붙여서 썼는데 컴터로 볼때 가독성이 좀 떨어지는것같아서 한번 띄어봤어요. 그냥 붙여서 쓰는게 더 읽기 편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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