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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해쉬태그 1rt당_스토리를_이어간다 를 통해 쓴 글입니다!

트위터에 올릴 때는 잘라서 올렸지만, 여기엔 자르지 않고 통채로 올리겠습니다.

트위터 글 rt해주신 분들, 마음주신분들,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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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왜 계속 나를 좋아하는 것일까. 그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날 똑바로 쳐다보는 녹색 눈에는 언제나 따스한 애정이 담겨있어서, 그것이 날 거북하게 만들었다.

꽃잎처럼 흩날리는 분홍빛 머리카락과 푸른 녹음이 담겨있는 초록빛 눈.

사쿠라.

그 이름이 너무나도 어울리는 여자아이는 지금, 내 앞에 주저앉아있었다. 


바람이,

불었다. 


바람이 가는 길을 따라 흐드러지는 벚꽃잎과 함께 밀려오는 달큰한 혈향에 정신이 아득해 지는 느낌이었다.  흩날리는 벚꽃잎 속에 검붉은 피를 뚝뚝 흘리며 앉아있는 새하얀 피부의 소녀는 그 풍경을 더욱 비현실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귓가에 맴도는 바람소리에 간간히 섞여 들려오는 고통스러운듯 숨을 삼키는 소리만이 이것은 환상이 아니라고 얘기해주고 있었다.

애당초 그녀에게 난 상처는 버틸만한 크기의 상처가 아니었다. 식은땀이 뚝뚝 떨어지고 아픔을 참느라 입술에 피가날 정도로 깨물고 있음에도, 한치의 흔들림 없이 자신을 쳐다보는 그 눈빛이 흥미를 동하게 만들었다.

도대체 무엇이 너를 버티게 만드는 것일까.


".....치료할 힘은 남아있나."

 내 말을 들은 그녀는 살짝 놀란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내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말할 힘도 남아있지 않는걸까.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갔을 뿐인데 아까의 달큰한 향은 사라지고 비릿한 냄새가 덮쳐와 미간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한 두번 맡아보는 냄새가 아닌데도, 왜인지 오늘은 낯설게 느껴졌다. 그것이 마음 한구석에 불안감을 피어나게 해 그녀에게 다가가는 발걸음을 빠르게 만들었다. 소녀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그 모습을 그저 쳐다보고만 있었다. 자신을 쳐다보고있는 소녀 앞에 앉아 상처를 자세히 살폈다. 언뜻 보기에도 심각해 보였던 상처는 가까이에서 보니 처참한 수준이었다. 휑하니 뚫린 배에선 쉴 새 없이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건 단순한 변덕이었다. 나중에 오늘의 일을 후회하게 되리라. 

하지만 생각과 다르게 손은 그녀를 향해 뻗어지고 있었다. 상처를 향해 손을 뻗자 움찔하는 그녀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것보다 지금은 이 피를 멈추게하는것이 중요했다. 상처위에 손을 대고 전에 눈동냥으로 봤던대로 서서히 차크라를 흘려보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피가 멎어갔다.

"이걸로 조금은 버틸만해질거다."

그렇게 말하고 그녀의 몸에서 손을 거두려하는데, 그녀의 손이 자신의 손을 감싸왔다.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해 그녀를 쳐다보자 걱정하지 말라는듯 고개를 살짝 저었다. 그러고는 살짝이 눈을 접어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네, 진짜 사스케군."

그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또다시 바람이 불어왔다. 

그녀는 대답을 원한게 아니었는지 그저 빙긋 웃으며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다시금 떨어지는 벚꽃잎 사이로 보이는 그 미소가, 어쩐지 떨리고 있는 것 같아서.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하얀 소녀가 금방이라도 환상처럼 사라질것 같아서. 자신을 잡고 있는 소녀의 손을 살짝 힘주어 잡았다. 밀려드는 온기에 흠칫 몸을 떨며 잡았던 소녀의 손을 쳐냈다. 


항상 그랬다. 너는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내 모습이 싫었다.

당황한 모습을 들키고싶지 않아 자신에게 시선을 맞춰오는 초록빛 눈을 애써 외면하며 고개를 돌렸다. 어쩌다 이런 상황이 된 걸까. 속으로 한숨을 쉬며 방금전의 일을 떠올렸다.


오늘도 평소처럼 화창한 날이었다. 온갖 부정적인 감정을 쑤셔 넣어놓은 것 같은 이 곳에도 햇빛이 들다니. 웃기는 일이었다. 조금 더 이곳에 있으면 이 감정에 집어삼켜질 것 같아 밖으로 나섰다. 평소처럼 주변에 있는 숲에 산책이나 갔다올 생각이었다. 그 때, 멀리서 폭발음이 들렸다. 분명 이 근처에 다른 사람은 없을터였다. 침입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폭발음이 들린 곳을 향했다. 폭발음이 들린 곳에 거의 도착했는지 미약하게 화약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강한 향기가 폐를 가득 채웠다. 무슨 향이지, 하고 고개를 들자 분홍빛이 시야를 한가득 물들였다. 분명 이 숲에서 벚꽃나무를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벚꽃을 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다.

마음 속에서 지우고 지워낸 사람들 중에서, 항상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잠시 머리속에 떠오른 소녀의 모습을 지워내고 흩날리는 벚꽃잎에 홀린듯이 다가갔다.


그리고 그 곳에,

방금까지 떠올렸던 소녀가 있었다.


지금까지 존재를 몰랐던 커다란 벚나무 아래에 앉아있는 마음 속에서 지워낸 사람. 나풀나풀 휘몰아치는 꽃보라에 순간 꿈을 꾸고 있는줄 알았다.

꽃향기, 라고 생각했던건 그녀의 피냄새였다. 간신히 정신을 놓지않고 있었던건지 고통스러워 보이는 그녀의 눈이 점점 감겨가고있었다. 그 곳을 향해 한걸음 다가간 그 순간,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아까 소녀를 보자마자 입밖으로 튀어나올뻔 했지만 꾹꾹 눌러담고 있었던 질문이 떠올랐다. 

"그래서."

전에도 이런 말을 한적이 있었던것 같은데라 생각하며, 속으로 계속 곱씹고 있던 말을 입에 올린다.

"너를 이렇게 만든건 누구지?"

짐승이 그르렁거리는 것 같이 낮은 목소리였다. 소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두어번 눈을 깜빡였다. 그러고는 한층 더 따스해진 미소를 띠었다.

"진짜...사스케군이야..."

아까부터 영문모를 소리만 하는 소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날카로워지는 공기를 눈치챘는지 소녀는 헤헤 하고 멋쩍게 웃으며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예전에도 이런 일 있었는데 기억해?"

"누가. 그렇게 만들었냐고 물었다, 사쿠라."

흐르는 피를 멈추게하긴 했으나 그건 단순한 응급처치일 뿐이었다. 분명 상처의 아픔은 그대로일터. 그런데도 애써 밝게 웃어보이는 그 얼굴이 보기 싫었다. 모른척 말을 돌리려는 그 행동이 거슬렸다.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드는게 없었다. 하나하나 모든 것들이 짜증이 치밀어오르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계속 있는 이유는 뭐일까. 머리속이 복잡했다. 속이 부글부글 끓는것만 같았다. 이 화는 누구를 향한 것일까. 그래. 이건 분명 옛 동료에 대한 연민일 것이다. 미처 다 끊어내지 못한 정 때문에 눈 앞에 있는 옛 동료의 상처가 아프게 다가오는 것일거다. 아직도 옛 정에 얽매여있다니, 이 얼마나 나약한가. 머리로는 이미 지워낸 사람이라고, 진정해야한다 생각했지만 그렇게 생각 할수록 끓어오르는 속 때문에 진정이 되지 않았다. 끓어오르는 속은 소녀를 이렇게 만든 사람을 찾아 때려 눕히기라도 해야 진정이 될 것 같았다.

그런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녀는 얼굴의 미소를 지워내고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알아서, 뭐하려고?"

방금 전과 다른, 조금 냉량한것 같은 목소리에 철렁 가슴이 내려앉는다.

"사스케군이랑은 관계 없는 일이야."

그녀는 부드러운 말투로 완강한 거절의 뜻을 내비쳤다.

처음으로 마주한 그녀의 거절이 당황스러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채 그녀를 쳐다봤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더 이상 자신이랑은 관계 없는 일이었다. 먼저 손을 놓은건, 내쪽이 아니었던가. 그럼에도 그녀의 거절에 씁쓸해지는 기분은 어찌할 수 없었다.

그런가. 너도, 달라졌구나.

자신의 뒤만 졸졸 쫓아오던, 그저 저가 뭘 하든 좋다고 달라붙던 소녀는 이제 없었다. 소년이 건낸 말 한마디에도 좋아 어쩔줄 몰라하던, 소년의 부탁이라면 뭐든 들어줄 수 있다고 말하는 그 소녀는 이제 없었다. 언제나 소년의 한걸음 뒤에 서있었던 소녀는 이제 없었다.

자신과 동등한 눈높이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소녀만이 있을 뿐이었다.

"너는 왜.."

그래. 변했겠지.

소년에게 내비친 소녀의 마음은, 끝내 소년에게 닿지 못하고 거절당했었다. 소년은 소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했지만, 그저 그뿐이었다. 소년의 행동을 막진 못했다. 그로부터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분명 소녀는 괴로워했을 것이다. 분명, 아파했을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았다면, 그게 이상한거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왜 아직도 나를 그런 따스한 눈으로 쳐다보는 것일까.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한 물음에 화들짝 놀래며 다시 속으로 욱여넣었다.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입 밖으로 그 물음을 내뱉으면 자신 안의 뭔가가 무너질것 같았다.

소녀는 다시금 그런 자신의 손을 끌어다 잡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소녀는 투명한 초록빛 눈으로 자신의 마음을 꿰뚫어보기라도 했는지 방금 속으로 삼킨 질문에 대한 대답을 했다.

"사스케군을 좋아하니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질리도록 들어온 말이었다. 날 볼 때마다 항상 넌, 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너는 왜 계속 내가 좋다고 말하는걸까. 내가 받아주리 않으리라는걸 넌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터였다.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선을 긋는 그녀의 행동에 괜히 심술을 부리고싶어졌다.

"날 좋아한다면서, 그럼 왜! 누가 그랬는지 알려주지 않는거지?"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가 나왔다. 어린애의 투정 같은 말이었다. 좋아한다고 모든걸 다 해 줄 수 있는건 아니란걸 잘 알고 있었다.

"난 사스케군이 더이상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걸 원하지 않으니까."

예상치 못한 대답에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내가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걸 원하지 않는다니. 불가능한 일이었다. 내가 살아있는 이유는 복수 때문이다. 발 끝부터 스물스물 기어올라오는 증오에 몸을 내맡긴지 오래다. 나에게 남은건 증오뿐인데, 다른 사람을 미워하지 않았으면 한다니.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하지만 어째서일까. 그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말에 조금 기대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역시 너는 나에게 있어 거북한 존재였다. 너와 있으면, 머리 속을 다른 사람이 조종하는 마냥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됐다.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이미 나의 행복은 모래처럼 내 손안에서 빠져나간지 오래인데. 이 이상한 생각이 항상 나를 짜증나게 만들었고, 그것이 소녀를 밀쳐내게 만들었다. 그래, 이건 다 네 탓이다. 네가 잘못된 것이다.


소녀를 똑바로 쳐다보며 예전부터 생각해왔던 것을 토해내 듯 내뱉었다.

"네가 말하는 너의 사랑은"

그것이 비록 너를 상처입힐지라도.

"너의 자만이다."

이건 어쩔수 없는 사실이다.

"넌 평생이 지나도, 나의 분노를 이해하지 못할테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네가, 그깟 사랑따위로 날 바뀌게 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불가능한데도 포기하지 않는 네가 잘못된 것이다. 거부해도 계속 다가오는 네가 잘못된 것이다. 넌  너의 사랑을 통해 날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꺼라고 자만하고 있는 것이다. 넌 그저 소설에나 나올법한 근사한 사랑 노름을 하고 싶은 것일 뿐이다.


그런 너의 사랑은

거짓이다.


네가 여전히 나를 좋아한다고해도, 그건 어린 시절의 철없음에서 나온 감정과 별 다를게 없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 없이 그저 좋아한다며 너의 감정을 전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데, 제대로 된 사랑을 할 수 있을리가 없다.

점점 차갑게 식어가는 생각들을 갈무리하며 눈 앞의 소녀에게 다시 초점을 맞췄다. 예상했던 대로 소녀는 상처를 받은 듯, 따스하던 초록빛이 조금 흔들렸다. 하지만 소녀는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처음부터 그랬듯 계속 나를 쳐다보며 그저 애달프게 웃고있을 뿐이었다. 무어라 말하고 싶었는지 소녀는 입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입술을 달싹이던 소녀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래. 사스케군 말대로 나는 평생 사스케군을 이해할 수 없을꺼야."

살짝 갈라지는 목소리에는 물기가 어려있었다.

"하지만"

소녀는 살짝 눈을 내리깔았다가 다시 시선을 맞춰오며 말을 이었다.

"혼자는 너무.. 쓸쓸하잖아."

그렇게 말하며 미소짓는 그녀가, 금방이라도 사라질것만 같아서, 소녀의 손을 잡고있었던 손에 어느새 힘이 들어갔다. 너무 세게 잡았는지 소녀가 살짝 미간을 찌뿌렸으나, 이렇게 붙잡고 있지않으면 어디론가 없어져버릴것만 같아 놓아주고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소녀의 부드러운 미소가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가슴에 박혀오는듯한 기분이었다.

넌. 어째서 그런 표정을 짓는걸까.

너는, 아무것도 모를터였다.

분명 너는 아무것도 모를터인데. 왜. 어째서. 그렇게.


외로워보이는거야.


그 표정은 예전에 거울로 봤던 내 얼굴과 너무 닮아있어서 마음 한구석에서 무언가가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나 다른게 있다면 그때 내 얼굴엔 분노가 피어났었고 지금 소녀의 얼굴엔 미소가 피어나 있다는 것 , 그뿐이었다.

쓸쓸해보이는 그 미소가 너무도 서러워 아무런 말도 꺼낼 수 없었다. 

한참을 아무말 없이 있던 소녀는 천천히 눈을 감으며 입을 열었다.

"네가 떠나고."

소녀는 연필로 한자 한자 꾹꾹 눌러쓰듯 한글자 한글자 무게를 실어 천천히 말을 이었다.

"너를 데려오려면 더 강해져야한다며 나루토도 떠났어."

할 말을 고르는 중인지 잠시 말을 멈췄던 소녀는 곧 말을 이어나갔다.

"카카시 선생님도 바빠지셔서 거의 마을에 안계셨고말이야. 다른 반 친구들은 다들 자기 임무를 하느라 바빴고."

어느덧 소녀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져있었다.

"어느날 문득 주위를 보니, 아무도 없더라.

분명 얼마전까지만해도 같이 임무를 나갔었는데, 그게 전부 꿈이었던것마냥 아무도 없었어. 카카시 선생님도 안계시고, 나루토도 없었고, 사스케군도 없었지.

나만 혼자 남겨진 기분이었어."

그 말에 가슴 한켠이 서늘해지는것 같았다.나루토는  바보같은 녀석이라 한가지 일에 집중하면 주변을 보지 못하니 사쿠라에게 별다른 안부를 전하지도 않았을것이고, 카카시는 아마 상부에서 계속 일을 던져줘서 사쿠라를 살펴봐줄 여력따윈 없었을 것이다. 처음 닌자로 인정받은 후 생긴 첫 동료들이 뿔뿔히 흩어지고, 홀로 남겨진 사쿠라는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매일 혼자서 다른 반 아이들이 함께 임무를 수행하러 가는걸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

미안한 마음에 사쿠라의 손을 더이상 붙잡고 있을 수 없어 사스케는 세게 잡고있던 사쿠라의 손을 살며시 놓아주었다. 잠시 놓아준 손을 바라보던 소녀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그래서 더 많이 공부했어. 더 많이 연습하고. 내가 더 믿음직한 동료가 된다면, 사스케군도 우릴 믿고 돌아와주겠지, 나루토도 혼자 전부 책임지려하지않고 힘들면 나에게 기대주겠지라고 생각하며 버텼어. 츠나데님의 가르침을 따라가는건 생각보다 훨씬 벅찼지만 너희와 다시 함께 하고싶어서 힘들어도 꾹 참고 열심히 했어. 따라가고싶어 발버둥을 쳤어.

그런데 나루토가 돌아온 후 너를 다시 만났던 그 날,

너희 둘 다 내가 따라갈 수 없을만큼 너무나 먼 존재가 된 것 같아서 서글펐어.

너희는 점점 강해지는데 나만 뒤쳐지고있었어. 너희의 믿음직한 동료가 되고 싶었는데, 결국 그렇게 되지 못했어. 끝까지 난,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소녀는 착잡해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라고, 아무것도 못하지 않았다고 얘기해주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간신히 입을 열었을 때 나온 말은, 생각한 것과는 다른 말이었다.

"너는...왜 계속 날 좋아하는거지? 원망스러울 만도 한데."

"글쎄...수도 없이 상상해보긴 했어.

그때 내가 널 혼자 붙잡지 않고 다른 사람을 불러 같이 힘으로라도 붙잡았으면 좋았을텐데.

너와 내가 같은반이 아니라 너의 상냥함을 몰랐다면 좋았을텐데.

내가 널...좋아하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거기까지 말한 소녀는 입을 꾹 다물었다.

기나긴 침묵이 이어지던 그 때, 다시금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듯 나풀 나풀 흩날리는 벚꽃잎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쯤, 소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치만 어쩔수없잖아. 그런 상상을 수없이 해봐도... 역시 난 네가 좋은걸."

소녀는 초록색 눈을 접으며 배시시 웃었다. 그렇게 웃기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이 있었을까.  


필요없는 감정이라 생각했다. 그런 감정은 사람을 약하게 만들 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 감정이 널 강하게 만들어주고있었다. 예전이라면 버티지 못했을 상황에도, 너를 버티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 내가. 틀렸던 것일까.

머리속이 뒤죽박죽 섞여 혼란스러워지던 찰나, 소녀의 목소리가 다시금 귓가를 파고들었다.

"혼자 마을에 남았을때말야, 여러가지 생각을 했어.

옆에 있던 친구가 떠나간것도 이렇게 힘든데, 가족이 매몰차게 날 버리고 떠나면 얼마나 힘들까. 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괴로움이겠구나. 그런 괴로움 속에서, 사스케군은 꾿꾿이 버티고 있었던구나.

내가 직접 겪은게 아니니, 완전히 사스케군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확실히 알았어.

나 혼자 채워줄 수 있을 만큼 사스케군의 빈자리는 작지 않았겠구나. 사스케군은... 행복하지 않았겠구나."

그 말에, 왜인지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그동안 힘들었던걸 이해 받은 기분이었다. 그동안 노력해온걸 인정 받은 기분이었다. 그 누구도, 형조차 인정해주지 않던 것을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그런가. 난 그저 인정받고 싶었던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힘들다는 사실을. 그렇지만 버티고 있었다는 사실을.

네가 하는 말이 날 인정해주는 말로 들린다는 것은 결국 나도 너를 인정하고 있다는거겠지. 내가 인정하지 않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들었다면 동정하는 건가 싶어 불쾌감만 들었을테니.

항상 너를 부정하면서도, 무의식 중에 너를 인정하고있었다.

"떠나고 난 지금은 행복하니, 사스케군?"

그럴리가. 곧 눈물이 나올 것만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와중에도, 어이가 없어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럴리가 없잖아.

한 때, 행복해질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처음 하급닌자가 되었던 때. 처음엔 이런 녀석들이 동료라니, 한심하다고 생각했었지만 같이 임무를 나가고, 서로에게 도움을 받고, 임무가 끝나고 임무 완수한걸 자축하다 헤어지는 생활을 반복하면서 점점 그 사람들이 좋아졌다. 이렇게 지내면서 점점 강해지면,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그렇게 되지 못했다. 이러저런 일이 있은 후, 난 결국 7반이 아니라 오로치마루를 택했으니까.

형이 떠난 후 행복해질 수도 있겠다고 처음으로 생각한게 7반에 있을 때 였는데.

그걸 내 손으로 버린 지금이 행복할리가.


대답을 기대했던 건 아니었는지 소녀는 눈을 내리깔고 말을 계속해갔다.

"난 사스케군이 행복해지면 좋겠어. 내 옆이 아니라도 좋아. 그냥 네가 행복해지길 바라."

 다른 사람이 말했다면 나에겐 행복따위 없어진지 오래라며 비웃었을 말이었다. 하지만 소녀의 조곤조곤한 목소리 때문인지, 지금은 그럴 마음따윈 들지 않았다. 

그냥, 서글퍼졌다.

나같은 사람에게도 아직 행복을 빌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서글펐다. 나때문에 자기도 행복하지 못하면서도 내 행복을 빌어준다는 그 사실이 너무나도 서러웠다.

"네가 있는 곳은, 너무 아프고 너무 외로운 곳이잖아. 그곳에선..괴롭기만 하잖아."

항상 너보다 나를 신경써주는 네가 싫었다. 나같은건 처음부터 몰랐다 생각하고 살면 지금보다 훨씬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텐데. 계속해서 다가오는 네가 너무 싫었다.

너는 네가 항상 남을 먼저 신경쓴다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도 너는 네 상처보다 나의 안부를 걱정하고있지 않는가.

만약 다른 사람이 그랬다면 그냥 바보같은 놈이라고, 세상 살아갈 줄 모르는 놈이라고 비웃으며 넘어갔을거다. 하지만, 네가 그러는 것은 싫었다. 너랑은 관계 없는 일이었다. 너같은 아이는 평생 발 디딜 일 없는 어두운 세계의 일이었다. 그러니 네가 너와 평생 인연이 없을 이러한 일들에 연관되지 않았으면 했다. 나때문에 네가 불행해지는건 보고싶지 않았다.

난 네가 행복해졌으면 했다. 그와 동시에 날 포기하지 않아줬으면 했다.


아. 그래.

나는 너를 좋아하고 있었나보다.

어느새 옷에 붙어있는 벚꽃잎처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네가 내 마음을 물들였나보다.

그래서 네가 날 붙잡아 주는게, 날 좋아한다고 말해주는게 너무도 기뻐서, 한편으론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러는게 아닌가 싶어 불안해서. 나도 모르는 새 너에게 계속 어리광을 부리고 있었나보다.

그것이 널 힘들게 할것이라는걸 알고 있으면서도, 내 이기심 때문에 그만두지 못했다.

이러한 마음을 알아채는 것이 두려워 가슴 한켠으로 밀어두고 있었다.

이렇게 이기적인 내 자신이 혐오스러워, 그 미움의 책임을 너에게 전가하고 있었다. 널 계속 상처 입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를 보며 웃어주는 너는,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가.

분홍빛을 한껏 흐드러트리는 저 벚꽃은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가.


이런 내 마음을 눈치채기라도 한 것인지 내 앞의 사쿠라는 생긋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돌아와, 사스케."

맑디 맑은 초록빛 눈에는 언제나처럼 따스한 애정이 가득차 있었다. 소녀는 티없이 맑은 눈으로 시선을 맞춰오며 손을 내밀었다.

그러고보니 전에 떨어지는 벚꽃잎을 바닥에 닿기 전에 잡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었다. 여기서 너의 손을 잡으면, 나도...행복해질수있을까?


"사쿠라짜앙!!!!"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뻗던 손을 내려 주먹을 쥐었다. 소년은 서서히 몸을 일으킨 후, 소녀에게서 몸을 돌렸다.


이제는 꿈에서 깨어나야할 시간이다.

"가는거야?"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따라가고 싶다 하면.. 싫어하겠지?"


벚꽃 나무의 가지들이 가지 말라고 붙잡듯 흔들렸다.

눈물처럼 꽃잎들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그때와 같은 상황.

그때보다 조금 성숙해진 소녀와, 그때와 달리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소년.

소녀는 더이상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

소년은 자신의 마음을 담아 그때와는 조금 다른 인사를 건낸다.


"...다음에 봐."

또 다시 만나자는, 그 조그만 소망을 담아 보낸다.



한참을 뛰어와 주먹을 쥐었던 손을 펼쳐보니,

누군가와 닮은 벚꽃잎 하나가 놓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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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렇게 길어질줄 몰랐던 글이라.. rt가 되고 2~3개정도 되겠지라고 생각해서 뒷부분 생각을 안하고 질러버려서 rt되는거 보고 좀 당황했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 으엉 어쩌지? 뒷부분 생각 안했는데!?? 이러면서 급하게 뒷부분 스토리라인을 정했어요.

그래놓고 시험이다뭐다하면서 한달이나 질질 끈건 안비밀.....


이야기에서 떡밥 뿌리고 회수 안한게 있는데, 그래서 사쿠라를 찌른건 누구인것인가!!

는 저도 모릅니다. 임무 수행중에 혼자서 먼저 적을 쫓다가 적에게 공격당한거다 라는 설정이었어요. 그 사쿠라를 저런 꼴로 만든 대단한 적이 누군진 저도 모르겠네요, 허허.


모두들 여기까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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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가 취한 상태로 쓴 글입니다. 문맥상 이상하거나 맞춤법이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 그래도 괜찮으신분은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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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뭐냐,해! 미쳤냐,사디! 당장 비!!"
카구라를 포옥 품에 안았다 그대로 카구라 위로 무너져 버리는 오키타 때문에 카구라의 불만 어린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카구라는 자신에게 체중을 실어오는 오키타를 바닥에 버려버릴까 고민했다. 하지만 숨을 내쉴때마다 코를 찌르는 알코올 냄새에 자신에게 기대 온 사람이 거하게 취했다는걸 눈치채고 내팽겨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그 때, 카구라의 귀에 간지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귀여운 아가씨, 오빠랑 놀까?"
그 목소리는 분명 오키타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그 목소리가 읊은 말의 내용이 평소와 많이 다른 내용이었기에 카구라는 사고회로가 순간 정지하는 기분이었다.
"헤에- 싫지않은건가, 우리 이쁜 아가씨?"
다시금 옆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퍼득 정신을 차린 카구라는 오키타를 밀어내려하며 외쳤다.
"드디어 미쳐버렸냐, 사디!! 저리 꺼져라, 해!!"
카구라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오키타는 살짝 인상을 찌뿌렸다. 자신을 밀어내려 하는 카구라의 손을 붙잡고 그대로 벽으로 밀쳐냈다. 오키타의 말에 당황해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던 카구라는 조금의 반항도 하지 못한채 그대로 벽으로 밀쳐졌다. 갑작스런 상황에 움찔한 카구라에게 시선을 맞추고 싱긋 웃으며 오키타는 말했다.
"이 오빠를 미친사람 취급하다니. 서운한데, 차.이.나. 오빠를 서운하게 하면 벌을 받아야지-"
오키타의 얼굴에 일순 사악한 미소가 떠오르더니 그대로 카구라에게 입을 맞췄다. 갑작스러운 상황 전개에 머리속이 새하얘진 카구라는 그저 가만히 있을수밖에 없었다. 그런 카구라를 보며 오키타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더니 살짝 입을 떼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
"입벌려, 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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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후는 19금이므로 생략☆
​일단 오키타가 오빠니까요!
맨날 카구라가 사디라고 막 부르지만! 사실은 카구라한테 오빠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 술취한 상태로 자신을 오빠라고 지칭하는 오키타가 보고싶었어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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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한번

<김소월 -가는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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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중학교 기적의 세대 애들이랑 같은 팀이었댔지, 쿠로코?"

". 맞습니다."

평소처럼 농구 연습이 끝나고 같이 집에 가는 , 갑작스런 물음에 쿠로코는 카가미를 빤히 올려다 보았다. 그런 쿠로코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카가미는 멋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다같이 경기 뛰고 그랬던 때가 그립지 않아?

 지금은 뿔뿔이 흩어지긴 했지만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친구들이기도 하고, 경기 얘기를 들어보니 굉장히 호흡도 맞았던 같은데. 특히 ...누구냐. 아오미네? 예전 너의 빛이었단 사람하고도 환상의 파트너였다 하고. 이렇게 뿔뿔이 흩어져서 상대팀으로 만나거나 하면 같이 경기 뛰던 중학교 생각 나거나 하지 않아?"

"......"

예상치 못한 물음에 쿠로코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하고 생각에 잠겼다.

 

 

그립지 않다 말하면 그립지 않아지는 걸까.

 

모두 함께 웃던 .

다시는 돌아갈 없을 .

 

하나 , 주변 사람들이 평소와 달라져가도 괜찮았다. 나에겐 나의 빛이 있었으니까.

그런데, 빛이 어느 순간 보이지 않게 되어버렸다.

나에게 즐거움을 알려준 사람이, 이상 즐겁지 않다며 나를 떠났다.

나를 바라보던 시선이 무서워, 도망쳐버렸다.

빛과 그림자는 떨어질 없을 터인데, 그림자는 빛이 없는 곳으로 도망쳐버렸다.

 

과연 내게 그리워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 모르겠습니다."

자신 안에 휘몰아치는 질문들의 대답을 찾지 못한 , 쿠로코는 멍하니 앞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평소와 같은 무표정인데도, 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여 카가미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어색한 침묵을 깨고 먼저 말을 꺼낸 쿠로코였다.

"근데 갑자기 그런 물어봅니까?"

"? 아니 그냥. 나도 예전에 같이 농구하던 친한 사람이 있었거든. 그냥 갑자기 생각나길래. 뭐랄까. 같이 농구하던 그때가 그리워져서 말이야."

"그랬군요."

다시 이어지는 침묵에 카가미가 내가 무언가 말을 잘못했나라며 고민하기 시작할 , 입술을 달싹이던 쿠로코가 말을 꺼냈다.

"그래요. 그렇네요."

"? 뭐가?"

쿠로코의 뜬금없는 말에 카가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쿠로코를 쳐다봤다. 쿠로코는 자신을 담고 있는 붉은 눈을 보며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금은 다른 팀이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그래도, 다시 한번

 

"같이 농구 경기를 있다면 좋겠네요."

당신의 하나뿐인 파트너가 되기를 소망한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요."

다시 한번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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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한 백만년만에 글쓰는것 같네요ㅋㅋㅋㅋ 

실제로 대학교 올라오고 완전 탈덕에 가까운 휴덕을 했으니 덕질 글쓰는건 2~3년만..

덕분에 글 쓰는동안 엄청 헤맸ㅠㅠㅠ 짧은글 쓰는것부터 차차 감각을 찾아야 할것같내요ㅠㅠㅠㅠ


김소월 시인님의 이 시를 보는 순간!! 헐 이건 완전 청흑이잖아!! 싶어서 썼습니다!!

시간대는 쿠로코랑 카가미가 알게된지 얼마 안됐을 때 쯤?

나중에 언젠가 아오미네 시점에서도 써보고 싶은 소재네요.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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